수필과 시

고창의 부안면 서정주 문학관에서

테너 2016. 5. 25. 10:58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아름다운 것은 모두 슬프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서정주씨  글이다.

 

 뛰어난 감성을 소유했지만

소심하고 유약한 성품 때문에

불의와 강한 권력에 항상

몸 사려 살아야 했던 그의 생존 본능이

결국 친일행적과 전두환을 찬양하는 글을 올려

만인의 실망을 산 인물 서정주

 

그러나 그 뒤엔 깊은 신앙처럼

살아남아야 한다는 삶의 애착이 그를 비겁하게 만들었다.

 

결국 살만큼 살고난 뒤에 오는

살아남은 자의 진솔한 고백,

아니 비굴하게 살아남은 자의 회한으로

지난 옛 이야기를 이어가는 그의 진솔함 속엔

오늘도 살아남아야 하는 또 다른 소심한 인간을

대변하며 오늘도 살아 남은자의 변명을 듣는 일은

죽은 자들의 강직함 보다

현실로 강한 설득으로 들려온다.

 

유약함은 6,25의 상흔에서

정신 분열 발작으로 인하여 한동안 그를 괴롭혔다.

천성이 소심하고 강직하지 못함으로 상처를 받았다.

 

갈대처럼 연약한 연민의 소리를 듣는다.

그와 나는 어딘가 닮았다.

소심하고 연약함이... 

그의 비겁함은 힘없이 당해야 하는 현실이 무섭고

강자의 비위를 맞추기에 급급함은 

죽음보다 무서운 고통을 피하기 위함이니. 

이미 그대 마음은 상처로 치명상을 입었구나

 

 



'수필과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원의 요청  (0) 2016.06.01
추억  (0) 2016.05.30
인생론  (0) 2016.05.20
그리움  (0) 2016.05.05
더 소중한 일상  (0) 201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