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첫해 장성 백양사에서 제자가 촬영
그동안 36년 간 교직을 마지막으로 이번 팔월에 정년 은퇴식을 한다
그동안 살아온 세월을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길다면 긴 세월... 그러나 지나고 보니... 훌쩍 멀어져 간 나날들...
이웃과 동료들과 사랑하는 제자들을 보내는 내 마음은... 아쉽기만 하지만
이제는 떠나야 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아름다운 시절... 풋풋함으로 멋모르고 교직에 들어와
여학생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던 시절이 자꾸 떠오른다..
나를 사랑한다고 고백하던 여학생 제자들이 좀 있었고...
남학생들은 멋모르고 자꾸 싸움질하여 싸움질 하던 상대와 한시간 서로 끌어 안고
포옹하고 있으라 했더니... 나중 그 두녀석이 가장 절친이 되었던 기억...
중학교 2학년 담임을 하다가... 몇번이나 숨 넘어 갈 뻔한 일이 있었다...
손가락이 잘려서 잘려진 손가락을 들고 달려 온 아이를 응급실로 데려가 접합 수술을 하던 기억
팔 다리 골절은 그래도 준수하다 어떤 녀석은 머리를 다쳐서 뇌진탕 증세 때문에 식겁하여
앰블런스를 불러서 혼비백산하며 병원으로 달려 간 일...
그래도 짖궂던 제자들이 자라서 어느 땐 결혼 대상자와 같이 와서
큰절하고 나에게 주례를 해 달라던 일... 집에 쳐 들어와서 우리집을 점령하던 여학생 제자들...
결혼 하자며 심각하게 고백하던 얼굴 예쁘던 제자...
그녀석은 자신의 얼굴이 예쁘다는 걸 알고 육탄 공세로 달려 들었지만...
교장 선생님 때문에 내가 얼른 포기 했었지...계속 된 경고 때문에....
그 때는 내 나이 만 25세 그 제자와 7살 차이가 났다.
그 제자가 촬영해 준 얼굴이 여기 나와 있는 얼굴이다..
지금 보면 참 잘 생긴 청년으로 보이는 것은 내가 늙었기 때문이다...
남 몰레 근무하던 여고 강당에 그랜드 피아노 한대 선물로 놓고 간다...
교장 선생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했다... 괜히 공치사 받기 싫어서...
일평생 직장 때문에 잘 살아 와서... 기념으로 사 놓으니 너무 행복하다
사실은 하나님이 자꾸 하라고 하셨다... 성령님이 마음 속에 불을 질러 놓고...
그래서 별 수 없이 순종하는 마음으로 그랜드 피아노를 들여 놓으니
여학생 제자들이 너무 좋아한다... 하지만 비밀이다...
학교에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 베이스 등 현악기를 30대 가까이 만들어 놓고 가니..
내가 지나 온길이 그런 뜻에서 의미는 있어 보인다... 모두 상금 받아서 장만한 악기이다
전국대회 합창 경연에 나가 금상을 수상하고 지역에서 몇번 우승한 적이 있다
무사히 교직을 마치게 되어 하나님께 감사하고.. 행복하다.. 나는 행운아이다...
교회에서 찬양대를 37년째 지휘하고 있으며 장로 임직 받았고...
꽃미남에 목소리 아름다운 노래 잘하는 테너로 그리고 음악교사로 좋은 과목 선생님이고
아들과 딸이 다 착하고 공부 잘해서 딸은 임용고시 합격하고 아들은 엄마를 살려 낸
효자로 지금은 롯데마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얼른 장가 시집 보내면 좋겠는데...그것이 마음 대로 안된다...
아내는 13년간의 간 질환의 고통을 딛고 건강해져서
얻그제 아산 병원 정기 검진에 건강하다고 6개월 후에 오라고 하였다..
가장 고마운 것은 나를 아는 지인들이 병원비에 쓰라며
7천 만원정도를 이름 없이 보내 준 이웃들이 있다.
그들의 사랑과 배려를 안고 나도 축복의 통로가 될것을 결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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