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병원 탈출 3주년

테너 2015. 6. 4. 17:09

 

 

어머님 살아 계실 때

크게 한숨을 쉬시며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힘든 세상 빨리 하나님이 불러 갔으면 좋겠다...

 

그 때는 몰랐다.... 인생이 무었인지

책임이 무었인지... 삶의 고달픔이 무었인지...

당연히 모르던 어린 시절이었다.

 

아내를 간병하다가...

(아내는 11년 투병 생활하다가 간 이식을 하였고

간 이식 부작용으로 1년 동안 병원에서 고통속에 살았다.)

돈이 너무 많이 들고 또 언제까지 돈이 들어갈지 모르는 상황이고

아내는 고통으로 날밤을 새우고. 가족은 간병하다가 지치고...

 

겉으로는 태연히  희망을 이야기하고 아내를 위로 하던 기억

사실 속으로는 너무 힘들었던 기억

차라리 내가 먼저 죽어 버리고 싶었던 마음이

저 밑 바닥에서 올라 올 때가 있었다.

 

그 때 어머님이 생각 났다.

살기 힘들어 빨리 하나님이 불러 주시길 원하셨던

어머님의 힘든 인생길이 내 기억을  깨웠다.

 

남편에게 버림 받고 자식들은 돈이 필요하고

집안에 돈 버는 사람은 없고..

과부 보다 못한 삶이 라서...처절하게 일하여도

자식들 뒷바라지도 못하는 처지라서...

 

그 때 어머님의 인생을 깨닫고

어머님을 이해 하게 되었다. 

 

살다 살다 힘들면 죽으면 되는구나..

죽음은 달콤한 속삭임처럼 들릴 때가 있었다.

 

아내도 너무 힘들어

차라리 죽음을 달라고 기도하고

죽음을 생각하다 엄마 생각이 난 아들은 돌아 가신 엄마 때문에 울었다.

고통을 견디게 한 힘은 하나님을 믿은 신앙이었다.

 

그러다가 아내는 살아 났다. 

딱히 기적이란 말 외에는 대신 할 말이 없다. 

의사들의 예상을 비웃으며 살아났다.

1년 세월 갇혀 살던 병원을 탈출 하던 날...

그날도 오늘처럼 푸른 6월이었다....

 

엄마 대신 내옆에서 아내인 여보야!!!  

오래 오래 살아 다오.....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행복한 날  (0) 2015.07.07
인간의 조건  (0) 2015.06.22
내 자신에 대한 절망  (0) 2015.05.21
10여년 전 투병기록   (0) 2015.05.20
담임교사로 수학 여행  (0) 2015.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