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아내의 병(자가면역성 간염)

테너 2005. 12. 28. 10:17

 

 

오늘 서울 아산병원에 갔다.
이유는 아내가 정기적으로 하는 초음파 촬영을 했는데
간에 뭐가 보인다는 소견이다
2cm정도의 크기로 두개가 사진에 나타났다.
그래서 4월말에 C.T촬영을 하고
오늘(5월6일) 결과를 보러 새벽에 일어나 밥도 안먹고
나 혼자(아내는 무섭다 며 안오고) 아산병원에 왔다.

어제(5월5일) 공휴일이라 진료를 못 받은 환자들이 넘쳐나서
약속한 시간에서 2시간을 더 기다리라고 간호원이 전해 준다.

긴장으로 혈압이 올라간다. 힘들다.

"혹시 암세포는 아닐까? 만약 암세포면 어떻게 아내에게 말할까?"

-벼라별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난 머리를 흔들며 침착해 지려 심호흡을 하였다.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지? 약속한 시간보다
2시간을 더 기다리라니 미쳐서 팔딱 뛰다 죽겠다."
"하나님 만약 아내가 암에 걸리면 저는 모든 활동을 다 접겠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간병을 위해 일해야 겠지요?
하나님? 내 아내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간경화에서 간암으로 발전 안되길 ......"
"부신피질 호르몬제를 괜히 복용케 했나?"
"그걸 먹으면 암 걸릴 확률이 몇십배로 높아 진다는데..."
"이젠 호르몬제는 못먹게 해야지.."
"조금밖에 안 먹었는데.."

나 혼자 이것 저것 가능성을 생각하며
여러가지 가상시나리오를 작성하며 기다리다
드디어 차례가 되어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컴퓨터 자막에 아내의 간을 촬영한 사진이 여러장
나타나고 이것 저것 살펴 보던 의사 선생님이 말문을 열 때 까지
정말 길게 느껴지는 시간 마른 침을 삼키며 목이 타는걸 느끼고 있었다...
난 속으로 "아! 이럴 때 목에 침이 마르는구나!"

이것 저것 살펴보던 의사 선생님이 마침내 입을 연다.
"괞찮아요. 별것 아니니 신경 안써도 좋겠습니다"

"후유~~~ 그렇습니까?"
"그런데 간에 나타난 것은 뭐 입니까?"

"에~~ 그러니까~~ 간에 새살이 돋아난 것입니다."
"초음파 사진은 구분이 안되지만 C.T 촬영에는 자세하게 나타나 구분 할 수 있죠."

"그러니까 좋은 소식이죠?"

"네 간세포가 새로 살아나 재생 되고 있습니다."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병원 건물에서 나오자 마자
아내에게 전화를 한다

"여보 축하해 좋은 소식이여"
"휴~ 암세포가 아니랴"
"촬영 되얏떤 건 간세포가 새칠로 살아나는 모습이랴~~"
순전 전라도 사투리로 말하자 마자

아내의 즐거운 탄성 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하늘을 향해 신나게 웃으며 소릴 질렀다

"하나님 너무 감사헙니다~~"
"촬영하느라 돈드는 것도 이런때는 아깝지 않고요!"
"하나님 이번 주 감사헌금 바치겄습니다."

집에 오니 아내가 말한다

"아까 점심에 나가서 내 친구들한테 한턱 냈어"

"잘혔어 다들 좋아허지?"

"거럼 아주 신나고 마식께 점심 먹어 부럿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