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의 기억2
지긋한 나이가 들어선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첫사랑의 모습이 자꾸 떠오르는 것은
그 시절 내처지가 정말 힘들고 외로웠던 시기와 맞물려서...
어머님이 외아들을 남기고 돌아가신 빈자리를 이성친구로 나타난 첫사랑이
다 차지해 버리고 고통스럽고 힘들 때... 그녀를 의지하며 지내던 시기로
정말 중요한 고비에서 만난 여성이라 잊혀지지 않는 사람으로 각인 되어 있다.
어떤 날은 명랑하다가
또 어떤날은 심각한 표정으로 있는 그녀
그런 날들이 한달에 꼭 한번씩 며칠은 계속 되었다.
예쁜 얼굴이지만 우울한 그의 모습 때문에 나는 잔뜩 긴장해 있었다.
그 때는 그것이 왜 그러는지 몰랐지만 여성이 달거리(?)가 오면
마음과 몸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난 다음 느낀것이
그녀가 달거리가 오면 웃음을 잃어버리고 힘든 표정이 역력하게 나타났던 것 같다..
그 날도 표정 없이 같이 걸어가다가...
친구를 만나 잠깐 이야길 건내고 그녀 옆으로 가기 위해
뒤에서 그녀의 바지 입은 모습이 눈에 들어올 때
바지 가랭이 옆으로 약간 흘러 내린 생리대의 삐죽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내 얼굴이 화끈 거리고
그녀의 바지모습이 창피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같이 가는 것이 부끄러워서 얼른 딴 핑계를 대고 다른 곳으로 도망을 가버렸다.
만나면 시무룩한 그녀의 표정과 바지 가랭이 옆으로 삐죽하게 표시나던 생리대...
나는 이해심 부족한 머슴아로 여성을 환상 속의 천사처럼 생각하던 철딱서니 없는 인간이었다.
쑥맥인 숫총각으로 여성의 심리와 생리도
달거리가 오면 몸과 마음이 좋지않은 특성을 전혀 모르던
그야말로 백치에 가까운 남자 첫사랑의 엉덩이 모습에 당황하여
첫사랑 그녀를 피해서 며칠 동안 숨어 다녔다.
그녀가 입고있는 바지 가랭이 만 생각하면
그야말로 내 얼굴이 화끈 거리는 사건이 되어 버렸다.
여자의 생리나 미묘한 성격등을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오해가 발단이 되고
어느날 그녀의 얼굴을 보니 햇빛에 그을려 예쁘고 하얀 피부가 검어지고
얼굴은 초췌하여 정말 보기 싫은 모습으로 학교에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그런대로 봐 줄수 있었다...
그런데 기독학생회에서
합창단을 만들어 순회연주를 하던 날
줄을 서 있던 첫사랑 그녀가 후배에게 화를 내며
입장 할 시간이 촉박하여 화장실에 다녀 온 후배를 질책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정결하고 깨끗하던 그녀의 모습이 어느 틈에 신경질적이고
강하게 후배들을 다그치는 모습이 정말 낯설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말은 전혀 통하지 않는 성격으로 융통성이 없는 외골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같은 학년의 여학생 급우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은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실 그녀가 평판이 안좋은 것은
나와 애인 사이가 된 것이 더 큰 이유가 되었지만...
나중... 후배들의 말에 의하면 음악과에서
선배 남학생이 그녀의 애인이 된 것을 질투하고 있었고
성격이 조용하며 말이 없지만 의견 충돌이 일어나면
절대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 성격으로 여고 시절의 습성처럼
급우들과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 말없는 성품도 한몫을 했다.
나에게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과연 그녀와 결혼하여 일평생 같이 살 수 있을까?
어느 날은 말을 안해 나를 긴장 시키고
타협을 모르는 강한 성격으로 서슴없이 자기의 주장을 밀어붙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묵살하고 어떤 때는 상대편의 이야기를 격멸하는 태도
자기와 다른 의견도 경청하고 타인을 너그럽게 대해야 할텐데...
대인관계가 매끄럽지 못해 외톨이로 지내며 ....
오직 그녀를 받아 준 여학생 급우는 단 한명으로...
그녀의 친구는 나와 첫사랑이 잘 어울린다며 두 사람 을 축복하고
부러워하며 나를 무척 잘 따르고 나중 서울 육군본부의 육군 합창단에 있을 때
위병소에 면회를 와줘서 첫사랑의 근황을 알려 주며 누구보다 안타까워 하던
마음이 따뜻한 기독교인으로 심성이 고운 후배 여학생이 김정희라는 후배가 한명 있었다.
마음이 비단결 같고
헌신적인 기독교인으로 첫사랑을 돌봐주는 후견인 같았다.
첫사랑 그녀가 처음 나를 대하는 태도는 순종적인 모습이었다.
나에게는 고분 고분하며 처음엔 좋은 태도를 보여 주고 있었다.
세월이 흘러가며 나중에는
나에게도 의견이 틀리면 눈을 흘기고
쏘아봍이는 일들이 좀씩 있었고 나에게 면박을 주는 일이 있었다.
이런 성격의 아가씨가
내 아내가 된다는 것이 고민 스럽고
그래서 어느날 용기를 내어 우리 헤어지자고 말했다.
또 한가지 거짓말로 꾸며 낸 것은
난 여자관계가 복잡한 남자라고 거짓말을 했다...
고교 때 귀찮게 따라다닌 여학생들과 교회에서 추파를 던진
여학생들이 있었던 기억으로 꾸며낸 이야기로 바람둥이처럼 보이려고
이상한 글을 소설처럼 적어 보냈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러나 난 한번도 다른 여자와 손도 안 잡아 본 숫총각인 것을 ....
그러나 이별 통보하고 난 후의 느낀 감정은
이미 내 마음을 그녀에게 다 빼았긴 뒤 라는 걸 알았다.
외아들로 부족함 없이 귀공자로 살아 온 나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 온 어머님의 죽음과 궁핍함은 나를 비참하게 만들었다.
그녀와 같이 오붓한 시간을 보내며 데이트를 할 수 없음과
점심 사먹을 돈이 없어서... 몰래 혼자 굶고 끙끙거리며 다녀도
그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는 첫사랑의 태도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무엇보다 그녀에게 집안이 망해서 돈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 싫었다.
어머님은 이미 돌아가시고
외아들인 나는 힘들게 대학을 다니고
망한집안이라 등록금 걱정에 누나집의 눈치밥에 힘든 학업을 뒤로하고
얼른 군대에 도망가는것이 상책으로 느껴지던 때였다.
아버지는 이미 어릴 때 첩실을 얻어서
딴 살림을 차려 나가시고 누나들은 시집가고
바로 윗 누나는 여수에 간호사로 발령을 받아 객지 생활을 하고
나와 내 여동생 만 남아서 힘든 생활을 할 때
내옆에서 나의 위로가 되어 주던 첫사랑의 존재는
어머님이 떠난 빈 자릴 채워주고 큰 마음의 위안이 되었지만...
엄마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
내가 돈이 없어서 그녀에게 잘해 주고 싶은 심정 만큼
뭘 어떻게 해야 할찌 막막한 심정이 되어서 집에 오면 한숨이 나왔지만
첫사랑 그녀가 옆에 있다는 생각을 하면 큰 위로가 되고 행복한 순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성격으로 나타난
말 수가 적은 과묵한 성격과
외골수의 성품이 말해 주듯 전혀 타협을 모르는 강한 고집불통...
우울한 얼굴과 행동 때문에
집 안에서도 많은 걱정을 한다는 그녀의 모습에 관한 것들...
특히 첫사랑 모친의 걱정은 말수가 적은 딸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그녀의 성격 때문에 어릴 때부터 큰 걱정거리였다고....솔직한 말을 하였다.
첫사랑의 동네 이름이 <향교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에게 가끔씩 편지를 보내며 적었던 기억과 함게.....
군대에서 보고 싶은 첫사랑이 만나 주질 않아서
죽어 버리고 싶은 심정으로 첫휴가를 마치고 들어가서 사고를 쳤다...
먹지도 못하는 술을 엄청 먹고
기억이 없지만...
소릴 지르며 다른 대대 정문 앞으로
제지하는 보초 병사에게 울부짖는 소동을 피우고
군종 목사님이 나를 위해 기도해 주시고...
술취한 나를 중대장님이 차를 태워 데려오시고...
군종 부흥회에서 기도하다가 방언을 받고 깨끗하게 잊을 수 있도록... 성령님이 도와 주셨다
그리고 육군합창단에 가서 만난 천사같은 여인
순이가 나를 끔찍하게 위해서 정상적인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힘들던 군생활 첫사랑 때문에 자살하고 싶었던 기억
순이는 첫사랑이 누군지 보고 싶다고 하여
대학생 선교회에 있던 그녀를 가서 보여 준 기억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딸아이가
남원의 공립학교로 발령이 나서 그 장소를 가봤더니
기차 역도 옮겨지고 기차가 다니던 철길은 꽃길로 바뀌고 공원으로 탈바꿈되어 있었다.
옆에는 높은 고층아파트가 들어 서고
앞에 흐르던 요천이라는 강은 여전히 푸른 물이 흐르고
강 둑이며 고수부지가 모두 단장 되어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첫사랑은 음악을 할 수 있는 집안으로 옷을 입고 다니는 모습도
세련되어 예쁜 얼굴 만큼 전주여고를 졸업 할 정도의 두뇌를 가진 조건은 좋았지만.
성격이 외골수이며 말 수가 적은 성품에 자존심이 강하여
한번 틀어지면 절대 화해를 안하는 성격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내 판단으로는 그녀와 결혼하여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사이 그녀와 가까이 지내고
어머님이 돌아가신 빈자리를 다 차지해 버린 첫사랑과 헤어지는 일은
이제 만 20세가 안된 어린 외아들로 자란 나에게는 큰 형벌로 느껴졌다.
주위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별로 없기도 했지만
같은 여고를 나온 친구들의 악평은 더욱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그녀는 친구들 중에 단연 돋보이는 미모의 소유자이며
자존심이 강하고 가깝지 않은 친구가 말을 걸면 대답을 안하는 성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