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청산에 살리라

테너 2015. 11. 25. 13:12

임대로 얻는 관리집사의 집안과 가을에 밤을 따서 놓은 그릇

 

 

아내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산속에 들어가 등산하며

산에 있는 취나물, 둥굴레, 고사리, 더덕, 등

산나물 채취하는 것을 아주 좋아하여 

자연으로 들어가 사는 것을 지상 최대의 낙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생각 끝에 교회 수양관이 있는 곳 옆에

수양관 관리집사가 지어 놓은 집을 임대로 빌려서 살았더니

그것으로는 성이 안찼는지 그근방에 땅을 사서 집을 지을려고 한다.

 

한동안 인터넷을 뒤져가며

전원주택을 살피고 어떤집을 세울까?

어떤 형태로 지을까?

몇평을 지어야 알맞게 살 수 있는 집이 나올까?

한참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인터넷에 떠있는 집짓는 회사를 직접방문하여

이야기를 하고 온통 정신이 전원주택에 있었다.

 

내가 40대에 이미 그런 유혹에 빠져서

결국 미륵산 옆에 땅을 사서 집을 지었다.

그 때는 그곳이 공기도 맑고 조용하더니

 

시골에 한우 키우는 농장이 생기고

바로 옆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집이 늘어나서 ....

우리집은 그야말로 코를 찌르는 소똥 냄새로 가득한 집

파리들이 들끓는 더러운 시골로 바뀌어 버렸다.

 

장모님도 그곳에 사시다가

그냄새가 싫어서 서울 처제집으로 피난(?)가서

시골 전원 주택은 텅빈 집이 되어버리고 ...

어디서 나왔는지 대나무가 집을 덮기 시작하자...

400평 되는 땅이 모두 대나무 숲으로 바뀌어 버렸다.

 

그런데 그곳 옆으로 큰도로가 뚫리고

옛날 유행하던 한우농장도 다 사라져 버렸다.

그틈에 우리집 땅을 사려는 사람이 있어 그 땅을 팔았다.

 

이제는 전원주택을 지을 곳은

옆에 짐승 키우는 농장이 없었으면 한다.

다행히 이번에 새로 산 땅은 문화재 관리지역이라...

짐승을 사육하는 농장은 못 들어오는 곳이다.

 

그리고 그 곳은 산길 그러니까 임도가 잘 발달되어

한바퀴 돌아오면 한시간 남짓 걸리는 거리가 있고 공기 맑은 산속에

감나무. 밤나무. 상수리나무, 깊은 곳에는 머루, 다래나무가 있고,

지난 몇년 전 산삼이 80여 뿌리가 한꺼번에 발견된 지역이다.

 

좀 걱정이 된다면 멧돼지들이

떼로 몰려 다녀서 걱정이고 가끔 노루들이 와서

심어 놓은 채소를 먹어버려 속상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곳은 우리가 사는 도시보다

섭씨 5도 정도 온도 차이가 나는 곳이어서

겨울은 너무 춥지만 여름은 밤에 열대야가 거의 없는곳이다.

해발 몇미터인지 잘 모르지만 옛날 신유박해를 피해

천주교인들이 숨어들어 살던 동네이고..

수양관 옆 길 빈터에 천주교 종탑과 녹슨 종이 매달려있다.

이름하여 천호산과 천주교 성지가 있고.. 옆에 미사굴도 있으며

그곳에 올라 오는 길이 가파르고 힘들어 몇해 전 산 밑에 터널이 생겨나

이제는 접근하기 쉬운 장소지만 겨울 눈이 내리면...

어김 없이 갈 수 없는 지형임은 분명하다.

 

그곳에 터를 잡아 집을 짓는다하니

그 동네 사람들이 참 좋아한다 우리가 들어오면

그 동네가 더 발전하고 땅 값도 더 올라갈 것이라며....

마침 처형님과 또 다른 친구분도 그곳에 땅을 사서 집을 짓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