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과 시
용담호수의 슬픔
테너
2014. 9. 23. 21:56
언제나
그 자리에 있어 보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찾을 수 있는 용담호수
추석이 되고 갈 곳이 없어지면
우리 부부는 차를 타고 용담댐이 있는 호수를 찾아 간다
아름다운 경관이 있고
맑은 자연이 머리속을 깨끗이 씻어 줄 때가 되면
즐거운 마음이 묘한 슬픔으로 바뀌어 숙연한 마음이 된다.
많은 마을이 수몰 되고 살던 이들이 모두 떠나 버려서
적적하고 쓸쓸한 물과 나무와 언덕과 산의 능선이 지나는 곳
한 마리 산새가 날개를 저어
능선 저쪽으로 사라지고 나면
또 다시 호수는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막감에 말을 잃어버린다.
지나는 길 옆 수려한 공간 속의 휴게소가
오랜 세월 지쳐서 흉물이 되어 풀 숲에 갇혀있고
맑은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의 모텔과 음식점
그 음식 다시 먹고 싶어도 흔적이 없어 갈 곳을 잃어버렸다.
사람이 올 기대 속에 세워진 전망대 건물은 비바람의 상처로 뜯겨져 나갔다.
하늘과 나무와 푸른 물이 너무 아름다워 슬픔은 더하다
수려함 속에 방치 된 아름다운 풍광은 누구 와서 볼 사람이 없으니
시린 하늘 만 쳐다 보다 시퍼렇게 멍 든 채 세워진 팻말이 이끼 되어 맺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