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훈련소 훈련병 때 모습
빛 바랜 사진이
오래 된 사진첩에서 한장 나왔다.
다름 아닌 논산 훈련소에서 찍었던 훈련병 때 모습이었다.
이유는 집에 계신 부모님께 보내는 사진이지만
나는 그 때 이미 부모님이 안 계셨다.
어머님은 군대 오기 전에 돌아 가셨고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첩실을 얻어
딴 살림을 차려 나가셔서 아버지를 빼았겨 버렸다.
집안에 돈을 벌어야 되는 가장이 없는 결손 가정
어머님의 힘든 삶을 어려서 잘 몰랐지만 .........
고통스런 어머님의 죽음은 어느날 갑자기 찾아 오고
그 때 나타난 여자친구도
어떤 이유에서 헤어져야 만 했던 시절
지금은 말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그 때는 어떻게 지나 갔는지 고통스런 기억들 뿐.............
남에게 속아서 돌아가신 모친 때문에
지금도 남을 속이고 아프게 하는 사람을 보면
트라우마 라고 하는 단어가 생각 날 정도로 그런 사람을 혐오하는 나를 발견한다
불쌍한 사람을 보면 옛날 나의 모습이 떠오르고 죽고 싶던 생각들의 파편이 뇌리를 때린다.
고교 2학년 때 뒷집 살던 동갑내기 여자친구가
강물이 흐르는 다리 위에서 자전거 타다가 물에 빠져 심장마비로 죽었고
또 2년이 지난 어느날 4녀 1남의 어머님이 천둥치듯 돌아 가셨다.
외아들로 어려움 모르고 자라난 응석받이 같던 나에게
홀연히 나타난 여자친구와의 짧은 만남과 이별은 나를 더욱 힘들게 하였다.
그 때 내 얼굴은 이렇게 해 맑은 모습이지만.....
군대의 심한 구타와 팔 다리의 마비현상으로 자살 직전까지 갔고
백골부대 군인교회 군종참모 이병헌 목사님의 애정 어린 보살핌으로
군대 오기 전 (빈혈증세)영양 결핍으로 만신창이가 된 몸이 회복 되어
무사히 군생활을 마치고 전역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때 나를 위해준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곳에 다 열거하기 어렵지만 그들의 친절과 애정은 잊을 수 없는
고마움으로 군인교회 신도들과 군대의 신우회와 나를 찾아 와
마음 다해 보살펴 준 순이와 전라도 동향이라 아껴준 전우들이 있다.
그리고 육군합창단의 아름다운 추억은 잊을 수 없는 내 생애의 큰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