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장

잊혀진 고향

테너 2014. 5. 14. 16:52

 

 

 

(잊혀진 고향)|자유게시판(공지포함)

테너|조회 22|추천 0|2004.09.15. 09:38http://cafe.daum.net/coolwise/Au0z/434 

가끔 어떤 일을 하다가

문득 이런 일을 과거에 했던 환상처럼 느껴지는 일을 경험 한다.

물론 처음 하는 일이고 전에는 전혀 해보지 못한 일임에 틀림없는데도 말이다.

 

특히 어렸을 때 더 많이 느꼈다. 내 기억을 더듬으면 몇 가지 확실한 환상이 떠오른다.

그 첫 번째가 어려서 뛰어 놀 때 달리기를 하면 달리는 어린아이의 환상을 항상 느꼈던 경험이 있다.

말로는 설명이 안 된다. 왜 그런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달리는 사람은 나인데

어린꼬마가 금발을 나풀거리며 같이 뛰는 모습이 스크린처럼 보였다.

어릴 때 어딜 가려면 뛰어 가야 만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그러다가 중학교 3학년 때

학급에서 1000m 오래 달리기 최고 기록 보유자가 되었고

고교 1학년 때 전교 1800명중에서 11등 한 기록이 있다

학교의 체육 특기생이 엄청 많았던 시절이라

일반 학생의 기록으로는 경이적인 기록이라 생각된다.

고2학년 때는 뒷집 살던 여자 친구가 죽은 해라서

별로 좋은 기록은 아니지만 전교 30위 안에 든 걸로 기억을 한다.

 

두 번째 언제부턴지는 모르지만

지도를 펴면 바이칼 호수 우랄 산맥 <캄차카 반도>가 눈에 들어오고

언젠가는 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가 초등학교 시절로

내가 꿈속에 그리던 고향이 거기 어딘가에 꼭 있을 것 같았다.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하다 가끔 세계지도를 펴 놓고 대륙과 캄차카 반도를 들여다본다.

 

또 한 가지는 말 타기이다

꿈속에서 자주 말 타고 달리는 꿈을 꾸었다.

말을 타고 돌아다니고 싶은 충동을 너무 많이 느꼈다.

 

얼마 전으로 기억 되는 TV프로그램에서

캄차카 반도의 자연과 환경 온천과 눈 덮인 산

그리고 야생곰과 연어들의 회귀를 바라보며 묘한 향수를 느꼈다.

개발 되자 않은 원시 자연 그리고 맑은 물이 흐르는 호수.

내 가 꿈속에서 그려보는 모습들이 담긴 화면들이 나온다.

 

나는 분명 기독교인이다.

 

그러나 윤회설은 믿어지는 교리가 아니라 저절로 이해가 되는 내용이다

많은 영겁을 통하여 또 다른 내가 시대를 바꿔 가며 태어나며 죽고

또 다시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는 느낌은 나 혼자 느끼는 생각인지 모르겠다.

 

불행이라면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람으로

가끔 파편처럼 언듯 언듯 스치는 전생의 기억들을 보며

항상 무엇에 홀린 듯 잊어버린 과거를 돌아보며 추억을 되살려 보지만

아련한 그리움만 피어날 뿐  안개 낀 저 너머엔 항상 아쉬움과 미련이 도사리고 있다.

 

내가 어려서 살던 고향동네는

쌀이 만석이 나온다는 이름의 평야지역이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내가 사는 동네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

산이 없고 저녁엔 끝도 안 보이는 벌판에 서면 삭막했다.

 

다른 동네 친구들은 우리 동네를 부러워했다.

부자촌이며 쌀밥을 먹고 힘 쌘 아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른이 되면 산이 높고 계곡이 있는 곳으로 이사 가리라 마음먹었고

어른이 된 지금 틈 날 때 마다 산이 높은 강원도와 우리지역 고산, 진안, 장수, 무주를 돌아다닌다.

 

45세 되던 해 중국 여행으로

북간도를 거쳐서 길림성과 연길 혜란강이 있는 만주 지역을 지나서

백두산에 갈 때 옆에 넓게 펼쳐진 대륙 수목의 바다를 보고 묘한 향수를 느끼며

칠월달의 짧은 밤 그윽한 전나무의 향기는 결코 잊을 수 없다

 

그날 밤 전나무 향기에 취하여 잠자는 걸 포기하였다.

그 때 백두산의 전나무 향기는 잊을 수 없는 첫사랑의 체취와 같은 향기였다.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살아 생 전 그런 맛있고 신선한 공기는 다른 곳에선 결코 마셔 본적이 없다.

 

만주와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우랄산맥 그리고 캄차카반도는 꼭 가고 싶은 곳이다.

나에게 돈이 있다면 대륙 이곳저곳 자동차로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전생에 살던 고향이 어디엔가 꼭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